AI로 시쓰고, 바로 들으세요

TTS 낭독에 잘 어울리는 시를 뽑는 법

by Ryu · 2026년 6월 19일 · 읽는 시간 5분

AI & Poem은 시를 만들면 그 자리에서 음성으로 들려줍니다. 저는 기능을 점검하느라 하루에도 수십 편을 만들어 재생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다 한 가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로 읽으면 비슷해 보이는 두 편인데, 소리로 들으면 한 편은 차분히 흘러가고 다른 한 편은 자꾸 발에 걸립니다. 같은 엔진, 같은 목소리인데 말입니다.

문제는 시가 아니라 시의 생김새였습니다. TTS는 글자를 소리로 바꿀 뿐, 행이 왜 거기서 끊기는지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까지는 헤아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낭독으로 들을 시를 고를 때는 눈으로 좋은 시가 아니라 귀로 걸리지 않는 시를 골라야 합니다. 아래는 제가 수십 번 들어 보고 추린 기준입니다.

행이 길면 숨이 끊깁니다

한 행이 길수록 TTS는 쉴 곳을 잃습니다. 사람은 긴 문장도 알아서 끊어 읽지만, 음성 합성은 문장부호가 없으면 끝까지 단숨에 밀고 갑니다. 듣는 사람은 숨이 찹니다. 한 행을 열 자 안팎으로 짧게 끊고, 행 끝에서 한 호흡 쉬게 두면 낭독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낯선 말과 동음이의어는 귀를 헷갈리게 합니다

눈, 배, 말처럼 소리는 같고 뜻이 다른 말은 글로 보면 앞뒤 문맥으로 가려지지만, 소리만 들으면 듣는 사람이 어느 쪽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본문에 한자나 영어 약어가 섞이면 TTS가 제 음으로 읽지 못하고 건너뛰거나 엉뚱하게 발음합니다. 헷갈릴 말은 쉬운 우리말로 풀고, 한자나 영어는 한글로 적어 두면 귀가 편합니다.

문장부호가 쉼을 만듭니다

쉼표 하나가 낭독의 호흡을 바꿉니다. TTS는 쉼표에서 짧게, 마침표에서 길게 멈춥니다. 부호가 없으면 모든 행이 같은 속도로 붙어 단조로워집니다. 반대로 부호를 제자리에 찍으면 밋밋한 문장도 또렷한 리듬을 얻습니다.

숫자와 기호는 소리로 풀리지 않습니다

3을 '삼'으로 읽을지 '셋'으로 읽을지, %나 &를 어떻게 발음할지 TTS는 제멋대로 정합니다. 이모지는 아예 건너뛰거나 이름을 그대로 읽어 흐름을 끊습니다. 낭독을 염두에 둔다면 숫자도 글자로 풀어 쓰고, 기호 대신 말로 적는 편이 깔끔합니다.

반복과 리듬은 귀에 남습니다

눈으로 읽을 땐 반복이 지루할 수 있지만, 소리로 들으면 반복이 노래가 됩니다. 같은 구절이 돌아오는 후렴이나 비슷한 길이로 늘어선 행은 TTS의 고른 박자와 잘 맞습니다. 민요나 동요가 들어서 좋은 이유와 같습니다.

같은 도구, 다른 낭독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들어 보는 게 빠릅니다. 아래 두 편은 모두 AI & Poem이 만든 시입니다. 한 편은 위 기준을 지켰고, 다른 한 편은 일부러 어기게 만들었습니다. 재생 버튼을 눌러 차이를 들어 보십시오.

AI & Poem 출력 — TTS 낭독이 잘 어울리는 예 (도구 출력)
골목 끝에 불이 하나 켜진다
누군가 오늘도 무사히 돌아온 것이다
나는 그 불빛을 한참 바라본다
이제 나도 천천히 집으로 간다

행마다 열 자 안팎으로 끊기고, 어려운 한자어나 숫자가 없습니다. 행 끝에서 자연스레 한 박자 쉬어 가니 TTS가 또박또박 읽어 냅니다. 들으면 누가 옆에서 천천히 말해 주는 느낌이 납니다.

AI & Poem 출력 — TTS 낭독이 아쉬운 예 (도구 출력)
나는 100% 확신했어 우리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그런데 AM 2:47 네 메시지 하나에 모든 게 무너졌고 & 나는 텅 빈 방에서 #홀로 #눈물 그 긴 밤을 견뎠어

한 행이 끝없이 이어져 TTS가 숨 쉴 자리를 못 찾습니다. 게다가 100%·AM 2:47 같은 숫자와 &·# 기호가 섞여 있어, 읽다가 멈칫하거나 엉뚱한 소리로 건너뜁니다. 눈으로는 사연 있어 보여도 귀로는 무슨 말인지 놓치기 쉽습니다.

제가 낭독용 시를 만들 때 자주 쓰는 프롬프트입니다. 그대로 복사해 AI & Poem에 넣어 보셔도 됩니다.

저녁 골목을 소재로 4행 시를 써 줘.
한 행은 열 자 안팎으로 짧게 끊고,
어려운 한자어와 숫자, 기호는 쓰지 말고,
소리 내어 읽기 좋게 써 줘.
AI & Poem에서 생성한 시를 음성으로 듣는 재생 화면
AI & Poem은 생성한 시를 그 자리에서 음성으로 들려줍니다.

좋은 시가 아니라, 잘 들리는 시

오해는 마십시오. 위 기준을 어긴 시가 나쁜 시는 아닙니다. 이상의 「오감도」처럼 일부러 끊고 비트는 시는 눈으로 읽어야 제맛입니다. 다만 낭독으로 들려줄 한 편을 고를 때는 기준이 달라집니다. 귀는 눈보다 참을성이 없어서, 한 번 걸리면 다시 듣지 않습니다.

AI & Poem으로 시를 만들고 재생 버튼을 눌러 보십시오. 마음에 드는 한 편을 골랐다면, 이번엔 눈을 감고 한 번 더 들어 보십시오. 귀에 걸리는 곳이 있다면 그 행을 짧게 끊거나 쉬운 말로 바꿔, 소리까지 맞는 시로 다듬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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